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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두와 원두 비용 비교]커피는 사다 만드세요 …… 제발
    자영업 이야기/자영업 팁 2020. 12. 22. 12:00

      이 글은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각색된 글입니다. 이 글은 사실과 무관하며 사실과 겹치는 것은 우연한 일치입니다.

     

      카페 사장님은 자신은 잘 모르지만 정말 엄청난 혀를 가지고 있습니다. 맛을 보는 순간 원재료의 종류뿐만 아니라 비율, 조리법까지 알아낼 수 있는 그야말로 비현실적인 혀를 가지고 있습니다. 만약 식품 개발업계에 몸을 담았더라면 다른 업체를 위협했을 것입니다.

     

      카페 사장님은 평소 쉬는 날이면 다른 카페에 가서 커피를 한잔 마시곤 합니다. 음악은 어떤 것을 트는지, 인테리어는 어떻게 했는지, 직원들은 어떻게 하는지, 무엇보다 원두는 무엇을 쓰는지 어떻게 볶고 있는지를 관찰하고는 합니다.

     

      그러다가 몇몇 카페의 맛이 너무 비슷했습니다. 분명 한가지 원두를 사용하지 않았고 여러 원두를 섞었는데, 원두 조합과 볶은 정도까지 너무 비슷했습니다. 아니 똑같았습니다. 내릴 때, 물의 온도와 기압 등 조리법만 조금 다른 것 같았습니다.

      우연히 맛이 같은 것처럼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 카페사장님은 조금 더 확신을 가지기 위해 원두 맛이 똑같아 보이는 커피들을 모두 구매해서 먹어봤습니다. 처음 마실 때는 긴가민가 했지만, 많이 마셔보니 확신이 들었습니다. 분명 같은 배합의 원두를 사용했고, 볶은 정도까지 같았습니다. 심지어 산패된 정도로 보아 볶은 날까지 같습니다.

      생각해보니 커피뿐만 아니라 정말 많은 음식들이 사먹어보면 재료와 양념이 같은 경우가 많았던 것 같았습니다. 치킨, 떡볶이 등까지, 그냥 같은 재료만 쓰는 정도가 아니라, 양념의 맛까지 완전히 같았던 경험이 떠올랐습니다.

      카페사장님은 궁금해졌습니다. 우연히 맛만 같은 것일까? 아니면 같은 매입처에서 구매하는 것일까? 같은 매입처에서 구매한다면 직접 만드는 것보다 비쌀 텐데 왜 굳이 사다 쓰는 걸까? 라고 말이죠.

     

      이번에는 커피와 규모의 경제를 중심으로 왜 많은 음식점, 술집, 카페 등에서 원재료와 양념을 구매해서 쓰는 경우가 많은 지, 그리고 어떤 부분에서 이득이 있고 어떤 부분에서 손해가 발생하는지 이야기해보겠습니다.

     

     

    규모의 경제

      집에서 다들 사골 국물을 끓어 보셨을 것입니다. 사골이 참 신기한 것이 한 번에 많이 하던, 조금씩 끓이던 비용은 비슷합니다. 아니 애초에 조금만 하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사골뿐만 아니라, 정말 많은 것들이 조금씩 만드나 많이 만드나 들어가는 품과 비용이 비슷합니다. 실제로 쓰는 용어는 아니지만 이러한 상품을 편의상 규모재라고 부르겠습니다.

      규모재의 가장 큰 특징은 초기 고정비가 매우 크고 변동비가 매우 작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일정 수량을 판매할 때까지 적자가 유지되다가 어느 수량을 넘어가면 큰 이익이 발생합니다.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거의 모든 공산품에 여기에 해당합니다.

     

    비용 측면 분석

      이번 글에 사용되는 많은 가정은 저희의 지난번 글 [카페 창업 팁]커피한잔, 얼마에 팔아야 사장이 먹고 살까? - 커피 원가분석 (링크 : media.gaonmaru.kr/6 )을 기준으로 산출하겠습니다. 다만, 원두를 직접 볶는 경우와 구매하는 경우의 차이를 더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 몇 가지 고정비 정보를 추가하겠습니다.

     

      원두를 직접 볶기 위해서는 로스터기가 꼭 필요합니다. 이 기계의 가격은 정말 비쌉니다. 특히 영업용은 쓸만한 크기가 천만원은 우습게 넘어갑니다. 지난번 글에서는 로스터기의 가격을 터무니없이 싼 900만원으로 산출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 가격을 현실화하여 25,300,000원 (부가세 제외 23,000,000원)으로 계산하였습니다. 이 가격은 실제로 판매되고 있는 제품 이멕스 카페로스터 PRO 5(5kg)상업용 로스터기를 참조하였습니다. (링크) - https://smartstore.naver.com/mooicoffeelab/products/4691797251

     

      카페의 위치, 테이블 개수, 인력구성은 지난번 글과 동일하다고 가정하겠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모든 지출금액은 동일하다고 가정하겠습니다. 로스터기 사용으로 발생하는 전기세도 일단은 무시하겠습니다. 같은 이유로 로스터기를 비치하면 가용가능한 공간이 줄어들어서 배치 가능한 테이블 개수가 줄어드는데, 이것도 일단은 무시하겠습니다. 지난번 글과 마찬가지로 사장님의 인건비는 무시하겠습니다. 같은 원리로 원두의 굽기, 조합 등을 연구하는 비용 역시 무시하겠습니다.

      사장님이 아닌 직원들의 인건비는 지난번 계산 시트에서 평일 시트로 계산하겠습니다. 다만, 이 글이 12월 말에 올라가는 만큼 2021년도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계산식을 변경하겠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생두를 볶아서 원두를 만드는 방법과 원두를 구매하는 방법에 대해 비교를 하기 위한 계산이니 고정비 계산할 때에는 제외하고, 생두를 볶아서 원두를 만드는 경우 어느 정도 팔아야 로스터기 구매가를 뽑을 수 있는지 산출해보겠습니다.

      기준이 되는 커피 품종은 케냐 AA로 했습니다. 케냐 AA의 생두 가격은 15,000원/kg (면세품목)으로 형성되어 있고, 로스팅을 완료한 원두의 가격은 30,000원/kg (부가세 별도)으로 형성되어 있습니다.

      판매 가격은 아메리카노 기준 3,500원 (부가가치세 제외: 3,182원)으로 잡았습니다. 코로나 사태 발생 이전 기준 저희가 가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루 매출을 산출해보면 30만원에서 40만원정도로 예측됩니다. 계산의 편의를 위해 하루 매출은 35만원 (부가가치세 제외: 318,182원) 이고, 전액 아메리카노로 발생하는 것으로 가정하겠습니다.

     

     

      로스터기를 사서 원두를 직접 볶으면 원두를 구매하는 것에 비해서 하루에 약 9,000원 정도를 더 벌 수 있습니다. 이 정도 이익금으로 로스터기를 구매한 금액을 회수하는데 무려 2,556일 횟수로는 7년이 걸리게 됩니다. 커피잔으로 계산했을 때에는 255,600잔입니다. 생두의 수분량을 무시하여 계산해 보아도 1,704일동안 매일 100잔을 팔아야 로스터기 판매 대금을 회수할 수 있습니다.

     

    비용 이면의 이야기

     

     

      이번 글에서는 단순하게 로스터기 가격만 두고 계산을 했습니다. 하지만, 로스터기 구매 가격 말고도 더 중요한 것들이 많습니다.

      원두를 어느 정도로 볶고 배합을 어떻게 할지 연구가 필요할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정말 많은 시행착오가 필요합니다. 즉, 연구를 하는데 큰 비용이 발생합니다. 만약 다른 사람에게서 교육을 받을 경우 시행착오는 줄일 수 있으나, 교육비가 발생합니다.

      그리고 로스터기는 단순히 구매해서 둔다고 바로 작동할 수가 없습니다. 별도 전기설비와 배관설비가 필수적으로 필요합니다. 만약 가스를 사용할 경우 가스설비를 설치해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공사비가 추가적으로 발생하게 됩니다. 그리고, 로스터기와 각종 설비가 차지하는 공간이 많이 때문에 아무리 잘 설치해도 테이블 한 개 이상은 줄일 수밖에 없으며, 이는 매출이 하락하는 원인이 됩니다.

     

      단순히 비용을 넘어서는 부분도 있습니다. 원두를 볶기 위해서 매번 생두를 골라내고, 볶아낸 이후에도 균일하지 않은 원두를 골라내는 매우 귀찮은 일을 해야 합니다. 연구하는 시간까지 포함하면 소비하는 시간은 정말 엄청납니다.

     

      직원도 단순 아르바이트만 쓰기가 어려워집니다. 바리스타보다 로스터가 훈련도 어렵습니다. 카페 사장님 유고시에 커피를 매장에서 볶기 위해서는 로스터급의 직원이 필요한데, 훈련이 어렵기 때문에 임금수준이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임금수준이 높지 않은 직원을 쓰더라도 충분한 교육이 반드시 선행되어야만 하고요.

     

      다만,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한가지 큰 장점을 뽑아보자면 다른 카페에서 절대 맛볼 수 없는 커피 맛을 보여줄 수도 있고, 로스터기 자체로 손님이 유입되는 효과를 볼 수는 있을 것입니다.

     

    커피 외 다른 사례

     

     

      사실 이 글은 치킨 염지를 중심을 이야기하려 했었습니다. 저가 주점 매니저로 일할 때, 매장에서 안주메뉴로 치킨을 팔고 있었는데, 주변 치킨집에서 염지된 닭과 튀김가루를 구매하여 매장에서 튀기기만 해서 팔았었습니다. 저가 일했던 매장은 치킨만 외부에서 구매해서 팔았었습니다. 치킨을 직접 염지하고 치킨에 알맞은 튀김가루를 개발하기가 너무 힘들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주방에서 치킨 염지를 공간을 할당하기가 불가능 했었습니다.

      비단 치킨 뿐만 아니라 주변 다른 매장을 잘 보면 떡볶이, 피자 그리고 많은 안주들을 주변 잘하는 맛집에서 재료를 구매하고 자신의 매장에서는 조리만 해서 파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소스개발이 어려운 메뉴이거나, 소량만 준비하는 비용이 대량으로 준비할 때에 비해서 단가가 너무 비싸면 잘하는 집에서 구매해서 매장에서 조리만 하는 것이 이익이던 것입니다.

     

      저희가 이번에 창업가끼리 서로 궁금한 것들도 물어보고, 알고 있는 것들을 공유하고자 단체 카카오톡방을 만들었습니다. 들어오셔서 알고 계신 것들도 공유하고 모르는 것들도 서로서로 물어보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저희도 다음 글감을 여기서 얻어볼까 합니다.

      카카오톡방 관리를 위해서 모든 정치 이야기와 창업에 직접적으로 관련되지 않은 정책이야기는 금하고 있으니 부디 정쟁은 다른 곳에서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오픈 카카오특 주소 : open.kakao.com/o/g96XagK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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